제가 죽고나서 이 글이 읽히게 될 즈음에는
"고마웠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감사 인사를 드리지 못했을 것 같다"
정도가 아쉬울 것 같네요.
그래도 항상 나름 최선을 다했고,
미련 없는 삶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그렇고,
이 글이 읽히게 될 순간에도 그렇고요.
돈이 가장 안 드는 쪽으로 처리해주세요.
적당히 태우고 쓰레기봉투에 버려도 괜찮습니다.
무덤도 만들지 말고, 어딘가에 장소를 차지해서 돈이 나가거나 하는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태우고 남은 잔여물에도 의미를 두지 말아주세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쓰레기 정도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죽은 육체는 기능이 상실된 유기체일 뿐이니
아무런 미련 갖지 말고
그냥 깔끔하게 없애주세요.
저는 종교도 없고, 민간신앙도 없고,
귀신, 유령, 영혼, 오컬트, 뭐 기타 등등 아무것도 믿지 않으니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손등에 'God less You', 'All Hail SATAN' 이라고 쓴 사람이 그런거 믿는것도 웃기니까요.)
아, 만약 장기가 나쁜 상태가 아니라면
기증 할 수 있어도 좋을 것 같네요.
저의 사후 처리를 하는 사람이 장례식을 열길 바란다 해도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장소에서 소식을 듣고나면
제가 있어서 즐거웠던 일들 정도만 떠올려 주시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주세요.
모두 감사했습니다.
돈이 얼마나 남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혹시나 다 처리하고 남는게 있다면
- 어머니: 60%
- 동거인: 40%
이렇게 배분해주세요.
다른 상속자는 없습니다.
남긴 돈도 없고 장례식 열어도 별로 찾아올 사람도 없을거라
이득 볼 생각 하지 마시고 그냥 적당히 싼 가격에 시체 처리하고,
있지도 않을 유산 같은걸로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유서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뭐가 필요한가 검색해보니
자필로 써야하고 날인이 있어야 한다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뭐... 법적 효력이 없어도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
딱히 분쟁의 여지 같은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라
제가 뭐 재산을 많이 남겨둘 것도 아니니까요.
그러니 별로 많지 않고 집행하기 귀찮으면
그냥 상속 포기 하거나, 좋은곳에 기증하고 치워버리세요.
불안장애 때문에 평생 불안속에 삶을 살았지만
그 불안에서 벗어나게 될테니 좋을 것 같네요 ㅎㅎ
모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럼 이만!